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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 그만두고 싶다. 뭘, 이라고 물어보면 나는 할 말이 없다.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못할 말이 아니라 그냥 할 말이 없다. 뭘 하고 싶은지를 몰라서, 뭘 하고 있는지를 몰라서 그냥 지금 하고 있는거를 계속하고 있는거라서 사실 뭔가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그렇다. 계속 뭔가를 하고 있고, 굉장히 단순한 패턴의 생활을 하고 있는건데도 뭐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거라도 하고 있으면 되겠거니, 이것저것 재지 말고 그냥 되는대로 뭔가를 하고 있어서 그렇다. 근데 뭐가 뭔지 몰라서 그렇지. 더보기
2일 꿈을 꿨는데, 온갖 것들이 섞인 꿈을 꾸면 찌뿌둥한데 그래도 잠을 잘 잔 기분이다.1. 동물구조대 같은 건 아니었는데, 데일리미션라이프 같은 거라서 미션을 수행하는 3인 1조였다. 나랑 할아버지(흔한_알피지의_통통하고 작고 동그란 안경 쓴 박사같은 느낌)랑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인물이랑. 깨어나기 전 마지막 미션은 강아지같은 곰을 구하는거랑 고양이를 구하는 일이었다. 강아지가 6-7층 창문 구멍에 끼어있어서 냅다 달려서 올라가야했다. 그런데 하루 하루치 능력제한이 있었는지, 지금 가면 돌아올 수 없어!!! 라고 여자가 외쳤다. 무슨 사명감인지 모르겠는데 구하겠다고 올라간건 안 유머. 여하튼 옥상층에 가족들이랑 인사하고, 강아지를 구하러 왔습니다. 라고 하니깐 고양이로 변하더니, 창문쪽으로 가니깐 고양이가 .. 더보기
1 지나치는 문장들에게 침묵하지 않기 위해서 떠가는 것을 흘러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적어도 써야한다. 더보기
근황 말들이 깨져서 통 재미가 없다. 더보기
일포스티노 한국으로 치자면 강원도 산골 깡촌에 유일하게 글을 읽을 줄 아는 남자가 말을 하고, 글을 알고, 시를 알고, 사랑을 하고, 시를 쓰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광장으로 나가는 것은 감동적이었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이 많은 변화가 파블로 네루다, 더 정확히는 시와의 만남에서 나왔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 사랑과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시를 썼다. 아직 언제 시를 써야겠다, 라고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뭔가 쓰고 싶다. 라고 느껴본 적은 있는 것 같다. 시는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쓴 사람과는 다르게 울리지만, 누군가를 울릴 수 있는 곳을 건드리는 것이 시같다.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은 그 울릴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을 건드.. 더보기
슬펐다 나는 ~처럼 슬펐다.나는 간판처럼 슬펐다. 쓰잘데기 없이 밤새도록, 낮에도 밤에도 계속해서 이유없이 원래의 목적도 없이 슬펐다.나는 버스처럼 슬펐다. 꽉 차거나, 텅 비거나, 한산하거나 중간은 없는 것처럼 극단으로 치닫아야 뭔가가 되는 것처럼. 그게 원래 모습인 것처럼 슬펐다.나는 병처럼 슬펐다. 없을 땐 당연했던 것이 생기니깐 마치 태어나서 처음 겪는 것처럼 앓고나선, 또 다시 잊어버리면서 슬펐다. 나는 나처럼 슬펐다. 이야기는 할 수 있어도 설명할 수는 없는 것처럼, 어떤 말로도 부족한 것 같지만 사실 어디에나 있는 것처럼 흔한 것처럼 말할 수 있는데 말할 수 없어서 슬펐다. 나는 자기소개처럼 슬펐다. 나는 수많은 문장들로 나를 설명하지만 나를 설명할만한 말들을 찾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 더보기
조각3 오늘의 풍경은 2007년의 쇼케이스, 4000k 될 것 같은 느낌. 1. 여전히 글을 쓰거나 뭔가를 끄적이려고 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등짝을 후갈기며 잘했다고 멋있다고 들었던 이야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했다. 칭찬이나 인정이 아니라, 잘했다고 들었던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았을까. 재능이라고 하는 말은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깐. 재미는 있지만 엄두는 안 나는게 영화였고 영상이었고. 한 마디라도 더 듣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글이었겠다. 사실은 속에서 어떤 것을이 뿜어져 나오면 그걸 담아내고 싶었다. 뿜어내는 걸 담아내지 못하면 그건 밖으로 흩어지는 게 아니라 속에서 곪아버린다. 사람의 말이라는 건 어렵다. 사람의 말은 대화라고 생각되어서, 누군가를 향해서 쏘는 말이지만 동시에 .. 더보기
조각2 1. 공연한 찌질함이 느껴져서 뭔가를 쓰는 걸 꺼렸다. 공연하지는 않았지. 시간이 참 빠르다고 생각했다. 내가 벌써 23살이라니. N살이라는 것에 특별함이 있는 건 18살이나 24살정도지만, 그 나이가 아니고서야 내가 N살이라니 하는 말들은 여전히 예전이랑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숫자가 늘고, 숫자에 따른 책임감 같은 게 생기는 것 같다고 느껴서 그럴까. 동안이라는 소리에 좋아하고, 쯩을 꺼내는 일이 반가워졌다. 물어보는 일보다 그냥 지나가는 일이 훨씬 많아진 시간들이니깐. 최근에는 1학년인 줄 알았다는 현 1학년에게 이야기를 들었던게 그나마 좋았다고도 느껴지는 것 같다. 새로운 것보단 익숙한데 다른 걸 보는 거가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쓰는데 1. 익숙한데 다른게 결국 새로운게 아닌지 2. 그게 익숙.. 더보기
시쓰기자세1 "그래서 방학 때 좀 썼냐? 쉬고 있으면 안된다 작가는""한마디를 기다리면서 쓰겠다는 건, 안 쓰겠단거지""시는 마음이다. 돈이 되지 않아.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냐""좋아해서는 안된다. 고양이가 쥐를 좋아하냐, 사랑하냐. 사랑하면 그렇게 하지 않지. 좋아하니깐 가지고 놀지. 사랑해야 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더보기
조각 1. 쓰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나 한참을 생각해봤다. 생각이 나지 않아 생각을 해보니 왜 생각이 안 났나 했더니만, 그 생각들을 쪼개서 기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생각을 너무 우려먹으면 생각이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그 생각은 뭐가 될까.이건 아직도 모르겠다.2. 헌책방엔 정말 책이 많다. 아니, 이제는 중고서점이라고 해야할까. 책방과 서점의 차이는 깔끔함이나 공기의 차이가 아닌 것 같다. 서점이라고 하면 분류별로, 작가/시대별로 있을 것 같고 책방이라고 하면 누군가 읽고 또 읽어서 낡아버린 책들이 다시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3. 거짓말에 대해서 생각해볼까. 솔직함으로 인해 오는 결과들이 있다. 솔직한 건 언제나 좋지는 않다. 옳은 방법일 수는 있지만 좋은 방법은 아닐 수가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