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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 말도 못하게 힘들었다는데 왜 연락도 안 했냐고 물으면 도대체 뭐라고 해야하냐 더보기
11월30일 어쩌면 엄마가 나한테 중요하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전제여서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 으아. 마음이 넘쳐서 큰일날 것 같다. 더보기
11월29일 우정은 섹슈얼리티가 없고, 배타성이 없어서 낭만적 사랑과 비교할 수 있는 가장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지속성이라는 점에서 사랑에게 패배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깐 그렇게 생각을 해본다면. 너네는 나이가 들어 가정을 꾸리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는다-지금으로는 상상도 되지 않지만-라지만 난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미인가. 친구랑 술을 마시다가, 내 남자친구들에 대해서 어차피 걔네는 결혼할꺼고 너랑 나는 아니잖아. 라고 이야기했던 게 그냥 마음에 계속해서 남는다. 뭐 그래도 어쩌겠나. 그렇게 살아간다면 그건 그 사람들의 삶의 경로일텐데, 그 옆에서 너네는 결혼할꺼니깐 빠염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럴만큼 가볍지도 않아서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지만 마음이 무거운 건 여러가지. 아직은 어리.. 더보기
11월28일 겪어 본적 없는 산만함에 본적 없는 불안함에 본적 없는 우울함에정신과 상담을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1회 비용이 3만원이라는데, 1회로 되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필요할까, 엄마한테 돈을 달라고 해야겠지, 그나저나 그 사람이 뭐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할까. 허무맹랑하다는 듯이 이야기할까. 그럴 바에 마음공부하라고 할까. 나는 왜 상상만 했을 뿐인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 왜 그 사람은 생각하면 힘들어지고 머리도 아픈 것도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나다가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도대체 내가 뭘 했길래 라는 생각까지 가면서 피해망상처럼 흘러갔다가정신상담이라는 건 누군가의 판단이고 쌓여진 이력들에 의한 진단인데, 그렇게 진단받으면 난 그 이력에 대해 신뢰하면서 이럴 것이다. 라고 스.. 더보기
예민해서 힘들다던 친구에게 아무말도 못한건, 그저 묵묵하게 들어주는 상대를 위한 행위같은 건 아니었다. 예민한 건 좋은거야, 라고 말하기엔-물론 내가 그만큼 예민하다고 할 수없다. 하지만 예민함은 또 하나의 가치다. 아무래도? 아무래도.-그렇게 말하기도 싫었고, 그건 동시에 나에게 하는 침묵이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느끼지 않았거나, 그 가닥을 건들이지 않았다면 아니면 그 가닥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 가닥이 내게 닿게 될 거라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면 그렇게나 무감각했더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무심함은 하나의 방어기제이려나라고 생각하다가 식상해서 그대로 놔둔다. 나중에 이거나 보고 낄낄거리라지. 세상이 아름답다는 건 하나의 시각이다. 한 면만을 선택해서 보겠다는 관찰의 선언이다.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 더보기
뭔가 그런 날 유난스럽게 세상이 아름다워보인다거나, 지나치던 것들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멈춰서 보게 된다거나, 다정시럽게 서로를 만지는 것이 사랑스럽게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웃고 있다거나, 뭐라도 얘기하고 싶지만 어디에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거나, 마음은 넘치는데 그걸 담을 글이나 문장은 부족한다거나, 그래서 흔적이라도 남겨서 나중에라도 생각하고 싶게 한다거나, 오늘은 어떤 날에 다시 기억할 수 있고 싶게 한다거나알기 쉬운 글은 아니지만 이 마음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 몰라서 나중에 보게 된다면, 그 마음에 대해서 쓸 수 있는 말들을 좀 더 알게 된다거나, 그 마음의 이유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면다시 쓸 수 있게 흔적을 남겨둔다거나 하는 것들. 이 마음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왜 때문인지 모르게 기분 좋은 날이.. 더보기
연시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울 수는 없을까 그래도 사랑은 아름다워서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마음이 든다.사랑하는 이들은 세계를 만들어 단 둘만 존재하는 세계를 더보기
11월 24일 2주 동안 수업도 안 가고 단 한줄의 시 비슷한 것도 쓰지 못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도 했고, 뭔가에 쫓겨가면서 쓴다고 나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마음에 들 수가 없었다. 내가 알고 배우기론 시는 순간의 포착인데, 스스로에게 주거나 주어지는 순간조차 포착할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새삼 몇개의 글을 끝내고, 어떤 종류의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드디어 된 오늘은 잠만 자고, 익히 들었던 영상물을 보고,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들다가 지나가버린 시간이었다.비가 오길래 밖을 나왔더니시를 쓴다는 건 별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우연히 머리에서 미끄러진 헤드폰 때문에 빗소리를 듣는다던가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사람들, 우산 아래 얼굴들이 각자 다른 얼굴들이라는 걸 알게 된다던가 같이 가면서도 우산을 .. 더보기
11월 11일 1. 폭력을 폭력이라고 이야기하는 피해자에게 그건 내가 폭력으로 의도하지 않았음이라고 계속해서 반복되게 같은 종류의 행위를 하는 것은 폭력이다. 하지만 이건 뭐 말로해서 알아듣게 할 자신이 없으니 할 말이 없다 하는 심정이 뭔지 알겠다.는 상황이 싫다. 더보기
고향 생각 전주가 좋다. 전주에서 오거나, 전주에 살았던 사람들을 (많이는 아니지만) 만나게 되면 몇십분이고 전주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물론 안 좋은 것들, 많이들-서로서로-아주 잘-알기 때문에 가령 담배 하나 피는 것도 어렵지만,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알 수 있는 사이가 전제되었나? 괜시럽게 살갑게 대하는 말들이 좋다.시방 허벌나게 큰 손으로 듬풍듬풍하게 주는 반찬도 밥도 좋고 친근하지 않은 것 같은데, 서울서 괜히 말 걸면서 치근덕거리면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 아저씨들보다, 어디서 왔는감. 얼마나 있다 갈라는감 하믄서 말 거는 아저씨들이 좋다. 아, 이건 사실은 다른 지역을 가도 그렇다. 지역의 이방인이 아니라 누군가 알게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른다.전주에 갈 때면, 초등학교 때가 아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