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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조각3

오늘의 풍경은 2007년의 쇼케이스, 4000k 될 것 같은 느낌. 

1. 여전히 글을 쓰거나 뭔가를 끄적이려고 하는 건 다른 이유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등짝을 후갈기며 잘했다고 멋있다고 들었던 이야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했다.
칭찬이나 인정이 아니라, 잘했다고 들었던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았을까. 재능이라고 하는 말은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깐. 재미는 있지만 엄두는 안 나는게 영화였고 영상이었고. 한 마디라도 더 듣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글이었겠다. 사실은 속에서 어떤 것을이 뿜어져 나오면 그걸 담아내고 싶었다. 뿜어내는 걸 담아내지 못하면 그건 밖으로 흩어지는 게 아니라 속에서 곪아버린다. 사람의 말이라는 건 어렵다. 사람의 말은 대화라고 생각되어서, 누군가를 향해서 쏘는 말이지만 동시에 듣게 되는 말이 오는 거니깐. 그건 핑퐁같다. 내가 던지면, 거기서 돌아오는. 생각하는 시간이나 무응답도 돌아오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대답한거라고 생각했으니깐

2. 정말 생각한다는 말을 많이 쓴다. 말장난 같았지만, 생각은 살아있음을 깨닫는건 아닐까도 생각했다. 생각이 되버리는 이유는 그걸 뱉어버리지 않아서 그렇다. 혹은 순간에 멈춰서 더 나가지는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말하는 것임에도 확신하는 것이 드물다. 우연성이나 이딴 거창한 것들은 모른다. 모르지만 그런 말밖에 몰라서 쓰게 되는 말이다. 

3. 우리는 우연을 설명할 수 없다. 글쎄요, 오늘 따라 길이 막히네요. 딱히 사고도, 주위 도로 상황이 바뀐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이런 우연들. 15초 정도의 우연들. 슬픔이 없는 15초는, 그 우연일지도 모르겠다. 

4. 사실은요, 라고 시작하는 이야기가 있으면 어떨까. 그럼 그 전까지 이야기하던 것들은 사실이 아니게 될까.

5. 병에 대해 쓰는 건 비겁한 일이다. 하지만 병이 하루가 되고 하루가 포개져서 달이 되고 해가 됐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뿐하고 싶어서 운동한다. 주객전도되면 안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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