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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조각



1. 쓰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나 한참을 생각해봤다. 생각이 나지 않아 생각을 해보니 왜 생각이 안 났나 했더니만, 그 생각들을 쪼개서 기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생각을 너무 우려먹으면 생각이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그 생각은 뭐가 될까.

이건 아직도 모르겠다.

2. 헌책방엔 정말 책이 많다. 아니, 이제는 중고서점이라고 해야할까. 책방과 서점의 차이는 깔끔함이나 공기의 차이가 아닌 것 같다. 서점이라고 하면 분류별로, 작가/시대별로 있을 것 같고 책방이라고 하면 누군가 읽고 또 읽어서 낡아버린 책들이 다시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3. 거짓말에 대해서 생각해볼까. 솔직함으로 인해 오는 결과들이 있다. 솔직한 건 언제나 좋지는 않다. 옳은 방법일 수는 있지만 좋은 방법은 아닐 수가 있다. 보다 좋아지기 위해서 하는 게 거짓말이 아닐까 싶다. 물론 대부분 좋은 건 스스로에게 좋을 수 있지만, 거짓말에 대한 반향을 생각해보면 그건 사실은 스스로에게 좋은 건 아니다. 그 타격이 꽤 크기 때문이다. 거짓말에 대해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거짓말을 안한다고 할 수, 아니 잘하는 편이라고 . 생각한다. 

동생에게 고마운 것들

1. 피아노를 잘 쳐서 귀가 즐겁다
2. 네가 있어서 다른 사람이랑 사는 방법을 배웠다
3. 사람을 미워한다는 게 깊은 감정이라는 걸 알았다
4. 애증이 뭔지 알게 되었다
5. 가까우면서도 멀리 있는게 무슨 느낌인지 알 수 있었다
6. 책임감이 뭔지 알 수 있었다
7. 마음은 그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 편지를 쓸 수 있었다
8. 종종 정말 맛있는 쿠키나 빵을 먹는다
9. 중학교 때 내가 얼마나 지랄맞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10. 부모도 변할 수 있다는 걸 정말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
11. 감정표현을 하는 걸, 그걸 받아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진짜로 봤다. 


4. 내 생일에 일어난 일들 중에서 내가 아는 건 내가 태어났다는 것 밖에 없다. 이건 자만일까. 아니, 정말 소박하게 그 날에는 내가 알 수 있는 한계에서 내가 태어났다는 그 순간이 어딘가에 기록되어있어서 알 수 있지만 그 이상은 확인하거나 알 수도 없다. 사실 그 때 내가 태어났는지 나도 확신하거나 확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하니깐 그렇다고 알고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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