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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일포스티노

한국으로 치자면 강원도 산골 깡촌에 유일하게 글을 읽을 줄 아는 남자가 말을 하고, 글을 알고, 시를 알고, 사랑을 하고, 시를 쓰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광장으로 나가는 것은 감동적이었다. 한 사람의 일생에서 이 많은 변화가 파블로 네루다, 더 정확히는 시와의 만남에서 나왔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 사랑과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시를 썼다. 아직 언제 시를 써야겠다, 라고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뭔가 쓰고 싶다. 라고 느껴본 적은 있는 것 같다. 시는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쓴 사람과는 다르게 울리지만, 누군가를 울릴 수 있는 곳을 건드리는 것이 시같다.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은 그 울릴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을 건드리는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쳐지나간 풍경같은 것들에서 감동받거나, 울컥했던 것 같은 순간이랑 닮았지 않았을까 싶어서다.
그럼 우리는 언제 시를 쓰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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