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리고 오늘.

11월29일

우정은 섹슈얼리티가 없고, 배타성이 없어서 낭만적 사랑과 비교할 수 있는 가장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지속성이라는 점에서 사랑에게 패배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깐 그렇게 생각을 해본다면. 너네는 나이가 들어 가정을 꾸리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는다-지금으로는 상상도 되지 않지만-라지만 난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미인가. 친구랑 술을 마시다가, 내 남자친구들에 대해서 어차피 걔네는 결혼할꺼고 너랑 나는 아니잖아. 라고 이야기했던 게 그냥 마음에 계속해서 남는다. 뭐 그래도 어쩌겠나. 그렇게 살아간다면 그건 그 사람들의 삶의 경로일텐데, 그 옆에서 너네는 결혼할꺼니깐 빠염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럴만큼 가볍지도 않아서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지만 마음이 무거운 건 여러가지. 

아직은 어리고 젊어서, 새삼 학교에 가면 내가 나이가 먹었구나를 다시 느낄꺼지만, 하자에 가면 더 하지만, 우리는 오늘보다 내일을 생각하다가 오늘에는 지나간 것들을 이야기하다가 오늘 서로가 벌이는 것들에 낄낄거리면서 웃기를 좋아하는 종자들인가 싶지만, 어쨌든 간에 꿈꿀 수 있는 것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많고, 어떤 이는 가진 것이 가지지 않은 것보다 적지도 많지도 않지만 재능이라는 것이 있고, 어떤 이는 근성이 있어서 그렇게 '만드는' 놈이고, 어떤 놈은 하나에 대한 집념이라는 게 전문가라기 보다는 매니아라기보다는 그냥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사람들이라. 나는 그 안에서 헤맬때면 내가 뭘할 수 있나 싶어서 헤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서로와 보내고 있는 시간들이나, 앞으로의 시간들이나. 어차피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들은 그것도 마찬가지로 이미 일어나지 않았고 오지 않은 것에 대한 이야기인데, 꿈을 꾸면 어떠냐. 꿈을 안 꾸면 또 어떠냐. 어차피 내일도 아닐텐데. 그 대신 오늘이 내일이 되게 살아가게 하겠지. 그건 목표니깐. 지점이니깐.그러니깐 지금은 몇시간이 걸려도 보고싶으면 보러 가야겠고, 그게 누구든간에.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좋은데. 나는 큰일이야. 연애보다 친구가 좋아서. 연애가, 그러니깐 사랑하는 사람이 친구보다 좋아지면 어른이라는데 나는 잘 모르겠고 그렇게하면 여즉 어리구나 싶은데, 그냥 좋다고 좋다고 백번쯤은 말하다가 사랑한다고 외쳐버릴까보다. 

그러니깐 사랑보다 우정인 관계를 만들면 어떻겠니.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사실은 지금 우리가 있는 그대로 있으면 되는 거지만 그런 관계를 상상해보면 어떻겠어. 
나는 가끔은 나보다 너가 좋기도 하고, 네가 좋기도 하고 그가 그녀가 좋기도 한다는데.  

엉엉 울다가 생각해보건데, 그게 내가 가진 전부였다. 
전부들 중 하나. 그렇다고 살갑게 안녕! 넌 내 전부들 중 하나야!
라고 말한다고 생각하면 오글거려서 느끼해서 니글니글거린다. 윽


있잖아 나는 말이야. 예전부터 그랬지만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요즘따라 힘든지 생각해봤는데,
뭘가지고 그렇게 될 수 있나 싶어. 누구라도 한명이라도 읽어주는 글이라든가, 좋아요, 라고 이야기하던 사진이라든가
와, 진짜 대단하다-라고 감동받았던 논문처럼. 뭐라도 만들어내고 싶고, 누가 그걸 봐주고 이야기하는 걸 만들어낸다면
나는 그게 대단한 것 같아. 근데 내가 뭘 가지고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어
-하나의 위로라고 한다면 나는 트뤼포만큼 노력하지 않았고 지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쌓이지 않았다
-하나의 위로라고 한다면 그렇게 자책하지 말라고도 하더라. 그건 그만하자. 


'그리고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3.11.30
11월30일  (0) 2013.11.30
11월28일  (0) 2013.11.28
  (0) 2013.11.25
뭔가 그런 날  (0) 2013.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