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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9.12 수료/수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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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허브입니다. 2년 동안 주니어를 했고, 그 동안 계속해서 영상작업을 해왔죠. 하자에서 저는 좀 심각한 사람입니다. 무슨 말을 하면, 온갖 인상을 다써가며 고민하고, 이야기를 하기 전에는 정리하고 말하려고 하는 버릇과 솔직하게 말을 하려 노력하고, 많은 것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인상쓰며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처음 길찾기 때의 저만 보았더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금입니다. 민망하면 버릇처럼 웃어가며 문제를 피하고, 무대위의 가장 좋은 자리는 나의 것! 이라는 생각과, 막말이라고 할 수 있는 말하기까지. 지금과는 많이 다르죠? 그래서 누군가는 '비약했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비약하지 않았어요. 저는 약진한 것입니다.

처음 2007년에 봄학기에 입학했습니다. 주니어가 된 가을학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영상을 주 매체로 이야기했습니다. 영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냥 상황을 찍어대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자기 입장을 정리해서 이야기를 바라봐야 하고, 관객들과의 만남을 생각하며 혼자만의 이야기를 담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촬영에 들어갔을 땐, 스태프들과 함께 이야기를 어떻게 꾸려갈까 고민해야하고, 몸으로 움직이면서 진행상황과 연출을 봐야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말하지 않은 많은 것이 있습니다. 영상은 사운드와 이미지, 그리고 절대 혼자 할 수 없지만, 굉장히 개인적인 작업이 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죠.
이 많은 것이 담긴 카메라, 영상과 2년을 보냈고, 총 8편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주니어 생활을 하면서, 제 머릿속에 가장 큰 고민은 '영상을 계속 할까, 말까'였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해봤으니 해보고, 1년도 안 해봤으니 해보고, 알 수 없으니 해보고 했지만, 영상에 대해선 지금도 정확히 할 수는 없었습니다. 많은 고민의 시간이 저에게 있었고, 그 때문에 영상이 아닌 다른 것을 더 공부해보고 싶다. 하는 저의 말은, '잘 못한다고 피하는 거 아냐?' 라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영상을 하면서 배운 것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주제에 대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18살 입니다. 인생의 '푸른 봄' 이라지만, 2년 동안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계속해서 고민할 것입니다. 푸른 봄과 고민은 다른가요? 푸른 봄은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여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하고, 더 고민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확실히 18년의 몇 배나 되는 시간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민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인데, 내가 내린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을 가지고 갑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하는 일'로 만들기 위해 가야할 길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앞길이 구만리'가 우리의 에세이 제목입니다. 저는 이 자신을 가지고, 남은 9만리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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