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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9.12 수료/수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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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꿈꾸는 허브

꿈꾸다.
연습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성대결절이지만, 꽤 잘 불러서 명함을 받았던 노래도. 작은 손이라지만, 잘 연주할 거라고 들었던 기타도. 하자에 와서 처음 느낀 것은, 굴욕감과 허망함이었다. 난 내가 잘난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잘난 사람이 엄청 많았다.
잘난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럼 나는 뭘 할까?




Focus on interview 라는 인터뷰 프로젝트는 주니어의 첫 프로젝트였다.  영화감독 이언희를 만났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위해 앞으로 가는 그녀를 만났다. 적당히 발 빼려고 했었다. 나중에, 글로벌/디자인/힙합/공연팀에 관심이 생기면, 그걸 하면 되겠지 싶었다.


나의 첫 개인 작업 [마주선 뒷모습]. 이것은 오로지 나 혼자 제작한 것이 아니었다. 노래를 찾고, 영상 촬영하고, 조명을 치는 등 모든 과정을 영상팀 캐치스코프와 함께 했다. 이 작업을 다 마친 후, 당연히 다음 학기에도 ‘영상’ 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느낀 ‘열정’을, 앞길을 걸어가던 이언희 감독의 ‘직진’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시작해보지 않은 것, 시작해보고자 했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 것은, 전혀 개인적이지도 공적이지도 않은 작업이다. 서로의 스태프가 되며, 해야할 일을 하고 시나리오를 구상할 땐, 모두가 머리를 모아 장면을 구성하고, 아이디어들을 생각했다. 107호에 있는 사람들, 로 국한되던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이화여대 탈경계 인문학]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내가 읽어왔었던 책들로 국한되던, 지식의 너머를 알게 되었다.



2008년 가을학기 진행되었던 Save my city 라는 프로젝트는, 학기 키워드 Transit처럼, 팀의 경계를 나누지 않은 채 진행되었다. 영상/디자인/힙합 팀이 모여, 서울의 동/서/남/북 을 탐방하고, 이야기를 모아 [황금도시]를 만들게 되었다. ‘좋은 결과’보다는 ‘즐거운 과정’에 집중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영상방 과 작업해본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던 못된 ‘버릇’을 고쳤다. 그리고 다음 학기 ,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고자 하는 ‘검은 방’의 기초를 생각하게 되었다.

검은방

‘방’은 나에게, 너무나 안락하고 편안해 나가지 않던 ‘많은 곳’을 의미한다.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던 ‘능력’ 이기도 하고, 알고 있던 ‘관계’이기도 하고, 배웠던 ‘지식’의 작은 폭을 의미한다. 하자에 오려면 나의 방을 벗어나야 한다. 사람들과 말하려면,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고 인용되는 구절들을 읽어봐야 했다. 방에선 꿈을 꿀 수 있었다. 나날이 새로워 보이는 나만 보고, 책장에 새로운 책 하나 없이 내 나이만큼 오래된 책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꿈꾸는 사람을 꿈꾸다.

나는 막연하게, ‘이렇게 하면 되겠지, 저렇게 하면 되겠지.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꿈을 꾸지 않는 것일 뿐, 꿈 자체를 꾸지 않는 것은 아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내가 왜 꿈꾸는지 이유를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그렇게 내가 움직이고 있다면, 내가 지금 말하는 나의 미래는 이미 ‘꿈’은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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