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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9.12 수료/Texts

2007년 가을학기 에세이 : 이제 일어서서


길찾기에서 주니어로 처음 올라온 학기였다. 길찾기와 주니어는 비슷할 줄 알았다. 7,8월
프로젝트에서까지 그랬었다. 빈의 강의가 특히!!! 근데 난 그런 걸 되게 지루하게 여겨서 어느새 메모보다는 낙서를 하고 있는 나를 많이 봤던 듯하다. 원래 7,8월 영상에 대해서 무척 고민했었다. ‘내가 영상을 하는 걸까?’ 라는 고민부터 ‘영상을 왜 하고 싶은 거지?’ 라는 고민까지 이런 고민들이 진척된 거 보면 주니어 올라올 때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자라는 것에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하여튼 그러다가 영상을 하고 싶다! 라고 확 느낌 계기 점이 있는데 타이포그래피를 할 때도 좀 느꼈었지만 우리 오프닝 영상을 만들 때 확 느껴졌다.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편집에 대해서 무척이나 매력을 느꼈었다. 그 때부터 영상을 하겠다고 맘을 먹은 것 같다.
 
길찾기와 주니어가 확 다르다고 느낀 점은 프로젝트, 회의, 나와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과 관계가 달라졌다. 달라졌다기보다 처음 생성된 듯, 그리고 등교시간이 달라졌다. 솔직히 길찾기 때는 묻어가기 쉬웠다. 19명이나 되는데 그것도 그 사람들이 모두 긴 테이블에서 앉아서 회의하는데 빠지기 쉬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빠져도 다음 이야기로 나가는 데 그다지 지장이 없었다. 근데 주니어가 되자 회의 한 번 빠지는 데 엄청난 사람들과의 거리감이 느껴졌다. 회의에선 회의 말고 다른 얘기도 한다는 것! 을 느껴버린 것이다...... 그리고 더욱 똘똘 뭉쳐진 프로젝트에 대한 갈증들이 더 잘 하게 만들었다.. 하자 일곱 가지 약속 중 '하기 싫은 일도 하자'를 지키려고 노력을 하기로 했다.

 회의를 많이 하면서 회의에 대한 조건 반사적인 반응도 좀 치유하고 회의가 즐겁다고 느꼈다. 회의시간에 말을 하자, 즉 내 의견을 말하자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플레이만 하는 게 아니라 요새는 조금씩 실천 중이다. 내 의견도 안 말하고 내가 생각하는 데로 바라고 또 그거 때문에 또 자학을 하게 된다면 그건 무척이나 바보 같은 짓이기도 하고 또 어이없는 일이다. 회의에 꼬박 꼬박 참석하자 회의에 없으면 진행상황을 모르게 된다. 물론 게시판에도 올라오고 있었던 사람에게 물어보면 되지만 게시판에 올라오는 게 회의에 대해 모든 내용은  아니고 이것도 위에 내용이랑 연결되는 데 그곳에 없다는 건 회의시간에 말을 안 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아직 잘 안 된다. 새벽 4시에 자면 대게는 늦잠자기 일쑤이다. 거의 10시나 11시에 일어나서 지각을 안 하려고 없는 돈을 털어서 택시를 타면 그 날 하루는 돈이 없다.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려고 계속 노력한다면 다음 에세이에는 이 이야기를 안 써도 될 것이다

 7,8월부터 작업을 하고 영상을 보고 Type in motion프로젝트에서 멋대로 하다가 내 생각대로 안 나와서괴로워 하고 (new town사태) 빈의 '인터넷 방송국' 강의를 들으면서 나의 집중력을 키워보자!! 라는 것도 생각해보고 Focus on interview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야 말로 거의 이번학기의 메인인!!!! (비디오꼴라쥬 미안) 돋보기 같은 라이프 라인도 직접 그리고 인터뷰 리서치 하고 퇴짤 맞고 인터뷰 중 떨려서 제대로 질문도 못하고 센스도 없어서 좀 내가 싫어졌었고 좀 더 진지한 얼굴을 할 수도 있었다.

 언어와 인문학을 빼 먹고 갈 뻔 했다. 이번 학기 초창기 목표 ‘봄에 일본 가기’를 위해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본어를 들었다. 다른 것도 필요했지만 일본어에 묘한 매력과 여러 가지 만화책을 일본어로 읽고 일본 애니와 영화를 자막 없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해져 열심히 했었다. 처음 책을 받고 catch scope들의 이름을 일본어로 열심히 쓰는 것을 보고 누군가 ‘어린아이가 글을 처음 배울 때 보는 족족 글로 써보는 것 같다.’ 라고 말한 걸 보면 시작할 땐 의욕이 넘쳐났다. 하지만 의욕은 히라가나 외우기까지만 가고 예습 복습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실은 일본 애니를 보면서 간단한 문단들을 외우고 있다.  인문학! 아.......정말 열심히 안했다. 가끔 과제나 내고 수업에는 정말 저조했던 참여를 했다. 인간 문학 사람의 문학이 원채 이해가 안됐고 그 말에 거부감이 들었었고 아침에 8시30분에 일어나서 10시까지 일어나기 싫었다는 게 제일 컸다. 그래도 마지막 수업을 들었을 땐 시 한 구절 한 구절들과 마을들을 보면서 즐거웠다.

 '길찾기 예비학교'는 정말 기분이 묘했다. 처음에는 설레이고 멍석방을 잘 드나들지 못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난 이제는 더 이상 길찾기가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전에는 중심방도 그냥 어색하고 영상방도 좀 어색했었다. 하지만 새로운 예비 길찾기들을 보는 것은 아주 흥미롭고 즐거웠다! 즐겁고 두근두근 거리고 설레는 감정을 지닌 사람들을 보면서 그 전 학기 거기 있었던 나의 모습이 생각났었다.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살짝 민망도 했었다. 남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는 건 전혀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겉으로도 달라졌고 속으로도 좀 달라진 것 같다. 비유를 하자면 길찾기는 김장을 막 마치
고 이제 장독 안으로 넣었고 주니어는 그 김치의 성숙 기간인 것 같다. 주니어 와서 바빠서 책도 못 읽을 줄 알았지만 (화, 수 ,목 ,금 ,토 중 며칠은 안 나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더 책을 많이 읽게 됐다. catch scoper들이랑 밀도 높은 얘기도 하면서 나에 대해 왜? 라는 질문을 하고 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예를들면 내가 사는 건 정말 가치가 있을까, 난 왜 웃는 거지?, 그런데 그 생각들이 하자 영상방까지 오게 되면 피곤하다. 내 혼자만의 고민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걸 발견하게 되고 난 깨끗한 개천에 뿌려진 폐수라는 느낌을 받는다. 나의 혼자만의 생각을 107호 영상방에 안가지고 오려고 노력중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내가 피하고 싶었던 모습들을 대면하게 되었다. 나에 대해서 솔직해지면서 사람들에게 솔직해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ing중이라 속편해지는 상태로 진입 중이다.

 자서전에 마지막에 쓴 글처럼 난 계속 변하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계속 변하나 라고도 싶지만 몇 달이 지나도 구질구질한 상태라면 그 얼마나 끔찍한가, 나이가 17살인데 초등학생처럼 군다면 얼마나 끔찍하고도 보는 사람을 괴롭게 하는 건가! 그러니 이런 변화를 바람직하게 본다. 흐뭇하면서도 부끄럽다.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이 에세이를 끝내고 다음 학기까지의 목표는 남에게 나를 보여주는 부끄러움을 없애기를 목표로 삼고 실천해야겠다. 지금부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