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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어리석게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너지는 느낌은 저 멀리서부터라든가 내 주위에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발끝부터 모래처럼 으스러지고 바스라지는 기분이다. 힘을 줘도 안 디뎌지고, 그러니깐 땅을 밟고 그 밟고 구부려진 것이 펴지면서 
일명 원동력이라고 하는 것이 앞으로 추진하게 하는데, 발끝이 무너지면 하나 하나 앞으로 옮기는 게 힘들고
그러다가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무너진다는 건 참 별게 아니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게 무너지는 게 아니라

마음의 빠시레기 같은 게 
음식에 소금치듯 솔솔솔 무너진다. 
아주 조금씩

그걸 처음에 알면 그러려니 싶다가도
나중에 되면 점점 많아지니깐. 

모르겠다.
우울감은 서술하기 어렵다. 


어리석다고 하는 건 자책하는 ㅇ리이다. 내가 왜 이러지, 이게 그렇게 큰 게-별게-중요한 게 아닌데 왜 이거 가지고 그러지. 그렇게 점점 마음을 옭아매는 기분이 어리석인 기분이다. 두려워한다는 건, 두려움이라는 말은 검은 남색과 닮았다. 눈앞에 캄캄해지는 것. 절대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뭐라도 보이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고 뚜렷하지도 않고, 불투명하게 보인다. 일이나 해야지라면서 마음을 덮으면 덮은만큼 깊게 쌓이고, 또 무너진다. 와르르르르르르르르르. 불길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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