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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안부인사


링크를 타고 웹서핑을 하다가 수료블로그를 봤다. 수료한지 어느새 4년이 지났다. 18살에서 22살이 되었다.

4월이 되면 생각이 많아졌다. 수료하고 나선 더욱 그랬다. 어떤 과를 가야할지 고민했고, 수능 공부에 있어서 뭐가 문젠지 고민했고, 대학이 이런 곳이니 하고 실망했고, 어디로 가야할지 난감했고, 뭘 해야할지 몰랐었다. 

다시 1년이 지나서 여전히 매니큐어는 검은색으로, 피어싱이 지금도 좋고 최근엔 몇 개정도 구멍을 더 냈다. 엄마는 그걸 보고 어딘가에 가만있고, 누가 가두는 거 싫어하는 녀석이 귀에는 뭐가 그리 많냐며 한 마디 하신다. 어머니, 누가 가둬지는 걸 좋아하겠어요. 라는 생각이 잠깐. 

10년이면 금수강산이 변한다지만, 4년은 사람이 조금 변하기에 큰 시간인 것 같다. 누군가의 한 마디에 아무 말도 못하다가 1.5단계 정도 되받아치게 됐고, 살은 쪘다 빠졌다, 연애는 했다 안 했다 하면서 독한 말 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말과 표현에 대한 상대의 말은 기억에 담아두는 편이기 때문에, 말 좀 해 라는 말에서 부드럽게 말할 순 없어? 라는 변화가 내게는 크다. 해(解)라는 한자는 소의 뿔을 칼로 나누다. 라는 세세한 의미를 가진다. 즉, 푼다 라는 것은 그만큼 정교하고 세심한 일이면서도 정확성이 필요하다. 해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말 얘기가 나와서, 말을 많이 하게 됐다. 사람들 앞에 나서게 됐고 몇 가지 키워드를 기억하면서 대본을 점차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있다. 1명의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고, 500명의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게 됐다. 재밌다. 다른 얘기도 아니고 성성에 대한 이야기여서 재밌고, 성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여서 재밌고, 꿈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하는 얘기라 재밌다. 어느 날, 그렇게 이야기하고 끝내는 커밍아웃까지 하며 했던 이야기를 들은 상대에게 고맙다. 라는 말을 들었다. 어떤 영화의 클라이막스보다 그건 감동적이었다. 

함께 있는 사람이 있다. 사실 그래서 정신없고, 시간없고, 100만불 짜리 얼굴이 되어가지만. 정말 참되게 좋다.

벅찬 마음이다.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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