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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1.

언제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이 있어 컴퓨터 앞에 앉으면 왜 멍해지는 걸까. 몇 번이고 되뇌었던 말이 허망해지는 순간들이 이렇게 온다.

내가 쓰는 글에는 ‘나, 생각’이 많이 들어간다. 초등학교 일기를 쓸 때 선생님은 나, 오늘 이라는 걸 지워버린다고 했었는데 내가 만난 사람들이 그렇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필요 없는 것이라고, 규칙이라고 그러던데 중요하니깐 계속 쓰고 있다.

나는 적당한 것을 모르는 바보과의 사람이다. 열을 너무 올릴 때가 있고, 말을 너무 많이 할 때가 있고, 너무 많이 할 때가 있다. 몇 년 전부터 들어오던 말이라 매번 생각하지만, 흑과 백 사이의 회색지대가 있다는 것, 그 것 말고도 다양한 색이 존재한다는 것이 마음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렵구나, 사는 건, 변하는 건, 나아가는 건 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사랑받고 싶다. 아, 이것을 감정이라고 해야 할지 생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욕구인 게 분명하다. 정말 욕구 같으니깐. 짧은 문장 사이에서 나는 얼마나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게 되는지. 그것은 A4 몇 장을 쥐게 된들 채우지 못하리라. 양이 많아서가 아니다. 생각이 끊이지 않아서다. 여하튼. 사랑받고 싶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둘이 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나를 사랑해줄 사람만 원하는 걸까라고 생각해봤다. 나는 나를 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잣대가 아닌, 현실의 나를 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는 것 같다. 아직. 도, 하지만. 정말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가 온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기회가 온다면. 충실하게 사랑하겠다.

글을 쓰게 된 건 사람이 죄책감을 제일 느끼지 않는다던 4시였지만 어느새 5시가 되었다. 난 이 시간의, 이 계절의 잠깐 스쳐지나가는 햇살이 좋다. 화사하지 않지만 따듯하고, 찬란하지는 않지만 광대하다. 제일 좋아하는 시간에 쓰는 글은 솔직하게 쓸 수 있는 글일까 싶었다. 딱히 지금이라서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추운 날 따듯한 곳에서 이런 볕을 받고 있다는 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어서.

2.
드디어 화해라고 해야할지 휴전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정지인건지. 알 수 없지만 어제는 근 2주만에 부모님이랑 얘기하고 내일은 아마 영화를 보러가게 될 것 같다. 털어놓고 털어놔도 부족하다. 나는 한방이없거든. 하지만 그 다음이 있으니깐, 지금 전부를 안 해도 되. 라고 이야기한 것이 지금도 남아서.

3.
2월4일 이대에서 하는 LGBT인권포럼에 동아리자격으로 참여하기로 했는데 잘 모르겠다. 참여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그쪽과의 연락이 또. . .. .. .. .. .. . .. 가장 갑작스러운 이벤트였지만, 그만큼 기대가 큰 이벤트여서 실망의 정도가 큰 것 같다. 이 마음은 아직 풀어놓지 말고 내일 모레 풀어야겠다.

4.
여행의 윤곽이 보인다. 반야도 보지만, 바다가 더 보고 싶은 것 같아. 해변있는 바다로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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