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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나도 잘 모르겠는 것들

생일축하하는 메세지를 쓰다가 생각했다. 생일축하한다는 메세지 말고, 나는 당신을 이렇게 만나서 좋았고 이러이러한 경험이 있었고, 앞으로 잘 부탁하고 잘생김의 활ㄹ동가가 되겠다는 메세지를 쓰다가. 새삼 수줍다고 생각했다. 이게 생일축하여? 라는 생각과, 왠지 모르게 수줍었다고.

근데 다시 생각하길, 수줍다는 감정이나 생각 혹은 느낌이 뭔지 싶은거다. 보여주는데 어쩐지 부끄러운걸까. 


문제의 시작은 이런거.

나는 따듯하다고 잘 말하지 않고, 불편하다고 잘 말하지 않고, 싫다고 잘 말하지 않는다. 따듯하다 보다 춥지않다를 자주 말하며 불편하다보다 편하지는 않네 라고 자주 말하고 싫다고보다는 좋지는 않다고 얘기한다. 그 말의 역이 좋다<>싫다 가 되지 않는 것처럼 애매한 경계에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스스로를 계속해서 의심하게 되는데. 가령 이런 말들을 통해서 하려는 건 방어기제 세우기가 아닐까 싶어서. 결국에는 그 빌어쳐먹을 착한아이 가 되려는 습관을 아직도 못 떼어냈다거나, 그러는 중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해! 

비슷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잘 말하지 않는건, 수줍다 보다 부끄러워고 짜증나보다는 화나 고 어색해 보다는 불편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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