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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공복상태


애초에 나는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내가 가지고 있는 기대라는 것은 허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먹는다는 것에 대한 기대이고, 그렇기 때문에 음식의 양이 질보다 중요하다. 패스트 푸드는 빠른 시간내에 그 허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유의미하고 이것의 공정과정이나 건강에 미치게 될 영향은 중요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이유다.

 먹는다는 것은 자극적인 행위다. 호두를 먹고 나서 남는 것은 호두가 가지고 있는 향이 혀에 남는 방식이면서 동시에 호두가 이빨을 통해 깨지고, 그 깨진 것들이 혀와 입안에 남긴 자극들이다. 단 것을 먹을 때 배불리 먹을 때 내가 느끼는 것은 포만감이 주는 일종의 도취상태 같은 것이고, 멍하게 있으면서 만족상태에 있지만 그 상태 자체가 만족스럽다기 보단 먹는다는 행위를 하고 난 뒤에 그 요소들이 나한테 주는 효과들에 만족하는 것이 아닐까.

 먹지 않을 자유도 있다고 되도 않는 소리를 했지만, 그건 내가 먹을 수 있을 때 먹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일 때 말하는 것이다. 가령 정식집보다 뷔페가 좋은 것은 그 양과 종류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 그러니 15첩반상은 나한텐 필요없는것이다.

먹고 살았고, 과식했고 더부룩했기 때문에 먹는 것을 의심한다.

맥도날드에서 제일 좋아하는 세트는 상하이세트나 빅맥세트인데 그 자극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상하이에는 토마토와 고기 사이에 들어가는 소스의 자극이 제일 크고, 감자튀김의 자극은 말로 할 것도 없다. 대체로 이것을 원할 때는 당장의 허기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런 생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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