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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두 개의 문


화차에서는 피해자들, 그리고 김민희 또한 용산에 살았다. 김민희가 떠나려는 곳도 용산이었고, 하지만 떠나지 못한 곳 또한 용산이었다. 나는 보았다. 그녀가 벗어나고 싶었던 벗고 싶었던 것들을. 어쩌면 아주 조금.


두개의 문을 결국에는 봤다. 첫번째는 GV만 보고 이번에는 10분 놓친 영화로 봤다.

강정에 다녀왔던 것이 생각났다. 강정천으로 들어가 바다를 보러 들어가는 길에 30명에 학생 뒤에는 전경 3명이 따라붙었다. 끈임없이 무전을 치면서 따라왔다. 정말 팔로워마냥. 강정천으로 바다까지 들어가는 길에는 산딸기가 있었다. 뒤쪽에서 가고 있던 나는 그걸 발견했고, 몇 개 따서 친구들에게 나눠줬다. 바다를 다 보고 강정 앞 바다와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는 걸 멀찍이서 보고 돌아가는 길에 사람들에게 산딸기 소문이 다 퍼졌었나 보다. 산딸기가 있는 곳에 날랜 남자들이 산딸기를 따고 있었다. 모두가 2개씩은 족히 먹고 나자 뒤에서 따라오던 전경 아저씨 중 한명이 말했다. 
"내가 먼저 와서 찜해놨었는데! 내 것도 남겨주라!"

언제나 대치하던 상황이나, 경계하게 되는 아니 차라리 웃으면서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전경이었다.
집회장소가 있으면 근방 100m부터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있길래, 우리네 끼리에서는 전경들이 점점 많아지는 곳으로 가면 집회장소가 나오니깐 길 잃어도 걱정없다고 말하던 터였다. 

사람이라서 미워할 수 없다는 그런 박애주의적 태도는 가질 수도 없고 가진 적도 없다.
다만, 지금 이 상황을 만들고 이 속에서 이 얘기를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뿐이다. 


되어야지, 이렇게 되야한다 라는 존재말고 된 존재가 되보지 않았기 떄문에
어쩌면 그래서 타자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되는 거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같이 갈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앞길은 여전히 9만리다. 

0. 한 가지 생각. 왜 두개의문일까? 문이 두개라고 생각해보니 두개의 문은 환영이 될 수도, 거부와 단절이 될 수도, 열림과 입구가 될 수도, 퇴로가 될 수도, 비상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문이 열려있냐 닫혀있냐, 달려있냐 떨어져있냐에 따라 또 다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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