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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사랑니


사랑을 할 때가 되면 나는 이빨이라지만 한번에 4개가 올라오는 경우는 무슨 경우니. 난 아직 사랑을 잘 모르는데, 그렇다고 한꺼번에 네개나 나 버리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으란 말인지. 

약을 먹으면 기분이 좋은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그 증상이 사라져서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다.

이물감이 사라진게 아니라 그 자리에 오히려 뻑쩍지근하게 욱씬거린다. 사랑니를 뽑을 날짜를 잡으러 갔다, 사랑니를 하나 뽑고 왔다. 그 자리가 비어있다. 항상 그 안에 아주 단단하게 있던 자리에 구멍이 나있다. 이상한 기분이다. 게다가 약을 먹으면 또 하나도 안 아픈 것도 같다. 신기하기도 하고. 2-3분이면 약발이 듣는 것 같다. 사랑니를 뽑다가 의사선생님 손가락을 물어버렸다. 마취 때문에 다 뽑고도 얼굴에 감각이 없었다. 남의 살을 만지는 기분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만질 수가 있었다. 내 얼굴은 생각보다 말랑말랑 하더라. 우지끈거리면서 뽑힐 줄 알았는데, 슬근슬근 톱질하는 것처럼 소리가 들렸었다. 지금도 피가 난다. 양치질을 해서 그런가. 이빨을 달라고 했다. 생각보다 되게 컸다. 이 큰게 그 안에 있으니 아플만도 했겠지. 진화가 덜 된 인간이라 이빨이 네개나 더 있다. 이젠 세개. 진화하면 뭐가 좋아, 이건 두고두고 물어봐봐야지. 

사랑니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심지어는 너무 아파서 데이트도 못 갔어. 근데 왜 내가 데이트한다는데 주위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을까. 미안하긴 하지만 오늘 하루는 약 때문에 정신없는걸로 해요. 쓰고 싶은 말들은 계속해서 넣어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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